
솔직히 저는 아스테야를 단순히 '도둑질하지 않기'로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요가 지도자 과정에서 여러 번 듣긴 했지만, 그저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는 윤리적 규칙 정도로만 받아들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집 근처 요가원에서 싱잉볼 명상 수업을 들으며 아스테야를 주제로 한 달간 수련하게 되었고, 아스테야가 타인의 시간, 에너지, 심지어 나 자신의 자존감까지 다루는 깊은 철학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하며 느낀 아스테야의 실천법을 구체적으로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스테야는 비교하는 마음까지 다룬다
아스테야(Asteya)는 요가 철학의 여덟 단계 중 첫 번째인 야마(Yama)에 속하는 원칙입니다. 여기서 야마란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켜야 할 윤리적 지침을 의미하며, 아스테야는 그중 세 번째로 '훔치지 않음'을 뜻합니다. 대부분은 이를 물질적 도둑질로만 이해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넓은 범위를 포괄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아스테야를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명상 수업에서 선생님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도 아스테야를 어기는 행위"라고 말씀하셨을 때, 마음 한구석이 뜨끔했습니다. 제가 SNS를 보며 다른 요가 수련자의 고난도 자세를 부러워하고, 제 몸을 한심하게 여기던 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저는 사실 타인의 노력과 시간을 탐내고 있었던 것이며, 동시에 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비교라는 행위로 낭비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국내 요가 수련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30 세대의 경우 SNS를 통해 요가 정보를 접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은 자연스럽게 비교 심리를 자극하게 됩니다. 아스테야를 이해한다면, 이러한 비교가 단순한 동기 부여가 아니라 나의 현재를 훔치는 행위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비교는 결핍감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결핍감이 강할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과 타인을 모두 소진시킵니다. 아스테야를 실천한다는 것은 "지금의 나도 충분하다"라는 감각을 회복하는 과정이며, 이는 요가 수련의 근본 목적과도 일치합니다.
아스테야를 일상에서 실천하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지금 이 비교가 나를 성장시키는가, 아니면 소모시키는가?
타인의 결과만 보고 있는가, 과정까지 이해하려 하는가?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있는가, 없는 것만 보고 있는가?
타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존중하는 법

아스테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까지 포함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훔쳐지는 것이 바로 타인의 시간과 에너지입니다. 저는 과거에 친구들과의 약속에 자주 늦곤 했습니다. 당시에는 '좀 늦어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아스테야를 배우고 나서야 그것이 상대의 시간을 훔치는 행위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하루 자유 시간은 약 3.5시간에 불과하며, 직장인의 경우 더 적습니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을 누군가 기다리는 데 쓰게 만드는 것은 명백히 아스테야를 어기는 일입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늦을 수 있지만, 습관적인 지각은 다른 문제입니다.
감정 노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힘들 때마다 같은 친구에게만 연락해 하소연을 쏟아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 친구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친구의 에너지를 일방적으로 소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스테야를 실천한다는 것은 내가 받는 만큼 돌려줄 수 있는지, 상대가 지금 들어줄 수 있는 상태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실제로 일상에서 시간과 에너지의 아스테야를 실천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약속 시간 10분 전에 도착하기
부탁하기 전에 "지금 시간 괜찮으세요?"라고 먼저 물어보기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대화로 나누기
상대의 답장을 강요하지 않고 기다릴 줄 알기
과거에 집착하는 것도 나를 훔치는 일이다
명상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과거에 집착하는 것도 자신의 시간을 훔치는 행위"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과거의 실수나 후회를 자주 떠올리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사실은 현재의 나를 훔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스테야를 지킨다는 것은 나 자신의 시간, 에너지, 감정까지 존중하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해서 곱씹는 것은 그 시간만큼 현재를 살지 못하게 만듭니다. 제 경험상 과거에 대한 집착은 대부분 자기 연민과 결합되어 있었고, 그것이 오히려 성장을 막는 장애물이 되곤 했습니다.
실제로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과거의 부정적 경험에 반복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우울감을 증가시키고 현재 순간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아스테야는 이러한 심리적 패턴에서도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과거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실수'가 아닌 '배움'으로 재정의하기
자책이 올라올 때 "이건 나를 성장시키는 생각인가?"라고 질문하기
하루 10분 명상으로 현재 순간에 집중하는 연습하기
일기를 쓰되, 과거가 아닌 오늘 감사한 일 세 가지를 기록하기
저는 요가 수련을 하면서 아사나(자세) 연습 중에도 아스테야를 적용하려 노력합니다. 제 몸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고, 무리하게 깊은 자세를 욕심내지 않는 것도 아스테야의 실천입니다. 몸에게 필요 이상을 강요하는 것 역시 자신을 훔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스테야는 외부를 향한 윤리가 아니라, 나 자신을 향한 자비와 존중에서 시작됩니다. 타인의 삶을 탐내지 않고, 나의 시간을 과거에 빼앗기지 않으며, 현재의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집니다. 제가 명상 수업을 통해 다시 배운 아스테야는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태도였습니다. 앞으로도 매트 위에서나 일상에서나 아스테야를 기억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참고: https://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7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