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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수트라 1장 리뷰: 삼매의 장(마음작용, 삼매경지, 참나회복)

by joyfulmindspace 2026. 2. 27.

출처: https://pixabay.com

RYT200 지도자 과정을 밟으면서 요가 수트라를 처음 펼쳤을 때, 솔직히 "이게 요가랑 무슨 상관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아사나(체위법) 동작이나 호흡법을 배우러 왔는데, 갑자기 철학 경전을 읽어야 한다니 당황스러웠거든요. 그런데 몇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이상하게도 제 마음속 소란스러움이 하나하나 글자로 설명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요가는 마음의 작용을 제어하는 것"이라는 첫 문장부터, 저는 지금까지 제 마음을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마음작용: 요가의 시작은 마음을 보는 것

요가 수트라에서는 요가를 "치타 브리띠 니로다(citta vritti nirodha)"라고 정의합니다. 여기서 치타(citta)란 마음의 장(場)을, 브리띠(vritti)는 마음의 파동이나 작용을 의미하며, 니로다(nirodha)는 제어·정지를 뜻합니다(출처: 인도철학회 학술지
). 쉽게 말해,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의 파도를 알아차리고 잠재우는 것이 요가의 본질이라는 겁니다.

제가 직접 명상을 시작하면서 느낀 건, 제 마음이 정말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려 해도, 5초도 안 돼서 "저녁은 뭐 먹지?", "내일 수업 준비했나?" 같은 생각들이 밀려왔어요. 요가 수트라는 이런 마음의 작용을 다섯 가지로 분류합니다.

첫 번째는 프라마나(pramana), 즉 바른 지식입니다. 직접 경험이나 추론, 신뢰할 수 있는 증언을 통해 얻은 정확한 앎을 말하죠. 두 번째는 비파르야야(viparyaya), 잘못된 지식이나 오류입니다. 세 번째는 비칼파(vikalpa), 실체 없이 말로만 존재하는 망상이고요. 네 번째는 니드라(nidra), 수면 상태입니다. 여기서 니드라란 단순히 잠자는 것이 아니라, 의식하지 못하는 마음의 작용까지 포함합니다. 다섯 번째는 스므리띠(smriti), 기억입니다.

이 중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건 '기억'이라는 작용이었습니다. 명상할 때 우리는 계속해서 호흡이나 만트라를 '기억'해야 하거든요. 한 번 알아차렸다가 흘러가면, 다시 그 대상을 기억 속에서 불러와야 합니다. 이 반복이 바로 집중(다라나, dharana)의 시작이에요. 사념처 수행에서도 몸의 감각, 호흡, 마음의 상태를 끊임없이 기억하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처음엔 이 기억이라는 작용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실제로 명상 매트에 앉아 연습하면서 체감했습니다. 호흡을 놓치면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고, 또 놓치면 또 돌아오는 그 과정. 그게 바로 마음작용을 제어하는 훈련이더라고요. 요가 수트라는 이런 훈련을 '아비야사(abhyasa, 정신 수련)'와 '바이라기야(vairagya, 무집착)'로 요약합니다. 꾸준히 연습하되, 오감으로부터 들어오는 자극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 이 두 가지가 마음을 다스리는 핵심입니다.

실제로 제 경험상, 요가 동작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마음이 산만하면 그날 수련은 별 효과가 없었어요. 반대로 매트 위에서 10분만 앉아 있어도, 마음을 한 곳에 모으는 데 성공하면 온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제야 "아, 요가는 몸이 아니라 마음의 수련이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삼매경지: 감각을 거두고 의식이 맑아지는 단계

요가 수트라는 8단계 수행법(아쉬탕가 요가, Ashtanga Yoga)을 제시하는데, 여기서 '아쉬탕가'란 '여덟 개의 다리'를 뜻합니다. 이 여덟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야마(yama, 금계) — 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2단계: 니야마(niyama, 권계) — 해야 할 다섯 가지

3단계: 아사나(asana, 좌법) — 명상을 위한 편안한 자세

4단계: 프라나야마(pranayama, 조식) — 호흡 조절

5단계: 프라티야하라(pratyahara, 제감) — 감각 제어

6단계: 다라나(dharana, 진념) — 집중

7단계: 디야나(dhyana, 명상) — 지속적인 흐름

8단계: 사마디(samadhi, 삼매) — 참나와의 합일

 

이 중에서 저는 프라티야하라(제감) 단계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외부 자극을 차단하고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 눈을 감아도 귀는 소음을 듣고, 코는 냄새를 맡고, 피부는 온도를 느끼잖아요. 이 모든 감각을 '알아차리되 끌려가지 않는' 상태를 만드는 게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요가 철학에서는 이 감각의 뿌리를 설명하기 위해 푸루샤(Purusha)와 프라크리티(Prakriti) 개념을 씁니다. 푸루샤란 순수 의식, 즉 알아차리는 자 그 자체를 말합니다. 반면 프라크리티는 근본 물질 에너지로,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현상의 재료입니다. 프라크리티는 다시 세 가지 구나(guna, 속성)로 나뉩니다.

첫째, 사트바(sattva)는 맑고 밝은 에너지로, 지혜와 평화의 상태를 만듭니다.
둘째, 라자스(rajas)는 활동적이고 격정적인 에너지로, 욕망과 행동을 일으킵니다.
셋째, 타마스(tamas)는 무겁고 어두운 에너지로, 무지와 나태함을 낳습니다.

이 세 구나가 균형을 이룰 때는 현상이 드러나지 않지만, 한쪽으로 쏠리면 우리 마음에 특정한 상태가 나타납니다.

저는 이 구나 이론을 처음 들었을 때 "우리나라 삼태극이랑 똑같네?"라고 생각했어요. 노란색(빛), 빨간색(불), 파란색(물)의 조화. 맑음, 격동, 어둠의 순환. 실제로 제 하루를 돌아보면, 아침엔 사트바 상태로 명상이 잘 되다가도, 점심 이후엔 라자스가 올라와 산만해지고, 밤엔 타마스에 빠져 나른해지더라고요. 이 에너지의 흐름을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수행이었습니다.

요가 수트라는 이렇게 마음작용을 제어하고 감각을 거두어들인 끝에, 마침내 '사마디(삼매)'에 이르게 된다고 말합니다. 삼매란 푸루샤, 즉 참나가 온전히 드러난 상태입니다. 더 이상 생각이나 감정에 가려지지 않고, 순수한 알아차림만 존재하는 순간이죠.

솔직히 저는 아직 그 경지를 체험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명상 중에 잠깐, 정말 짧은 순간이지만 "아, 나는 생각이 아니구나. 생각을 보고 있는 이 무언가구나"를 느낀 적은 있어요. 그때 느낌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마치 텅 빈 하늘 같으면서도 모든 걸 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요가 수트라에서 말하는 "참나는 자신의 본래 모습으로 머문다"는 문장이 그제야 조금 이해됐습니다.

참나회복: 다시 돌아오는 연습

요가의 목표는 결국 이 참나(아트만)와의 결합입니다. 요가(yoga)라는 단어 자체가 '묶다', '결합하다'를 뜻하거든요. 우리가 일상에서 잊고 사는 내면의 빛, 그 순수한 의식과 다시 만나는 것. 그것이 모든 명상과 수련의 끝입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매일 조금씩 그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뿐입니다.

요가 수트라를 읽으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제 마음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예전엔 불안하거나 화가 나면 "내가 왜 이러지?" 하며 스스로를 탓했는데, 이제는 "아, 지금 마음이 라자스 쪽으로 쏠렸구나. 호흡 한 번 하고 돌아오자" 하고 한 발짝 물러서게 되더라고요. 경전의 구절을 외우는 것보다, 흔들릴 때마다 다시 참나로 돌아오는 그 작은 실천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아직 초보 강사지만, 제 수업을 듣는 분들께도 이 메시지를 조금씩 나누려 합니다. 요가 매트 위에서 우리가 만나야 할 진짜 상대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고, 그 마음 너머의 고요한 빛이라는 것. 그게 바로 요가 수트라가 2,000년 전부터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윤홍식의 요가 수트라 1강 강의(https://www.youtube.com/watch?v=Fha4yfGK3Nc&list=PLaNHcYq59k3zk4NPbqnjvaPjT8d2Oi9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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